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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1월 31일 토요일

26년 1월 17일 토요일
 
다가오는 휴일 아침에 커피와 머핀을 먹으러 가야지
 
26년 1월 18일 일요일
 
화를 어떻게 내야 할지 몰라서 미안하다는 말에 침묵했다 침묵 속에서 이것이 내가 화를 내는 방식이구나 생각했고 그다지 건강한 화 내기 방식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미안해하던 사람이 더 미안해하는 바람에 그러다 나도 미안해져 세상에 미안함의 증량이 지나치게 늘어난 바람에 곤란해졌다 화는 어떻게 내야 하지? 이 정도의 일에 화를 내도 되나? 화를 내지 않는 건 내가 화가 없는 사람이라서가 아니고 모든 일에 화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그렇다면 어느 일에 화를 내야 할지 생각하다 보면 이미 화는 사그라져 있고 나는 대다수의 일들을 쉽게 망각하곤 한다 전자는 모르겠으나 후자는 축복이라 믿는다
 
26년 1월 19일 월요일
 
느낌표 모양의 빛을 보았다 일종의 계시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벽면을 이따금 쳐다보게 되었고 고개를 들 때마다 빛의 좌표에는 점진적인 변동이 있었다 그날의 메모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움직이는 것들 사이에 있어야 정지할 수 있고 주변의 것들이 운동하는 만큼 멈출 수 있다”
 
26년 1월 20일 화요일
 
누군가는 강박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지만 어떤 삶은 그런 방식으로밖에 살지 못한다
 
26년 1월 21일 수요일
 
종종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들려주는 것 같다 오늘은 이런 말을 건네기도 했다 너의 진실한 마음은 기어코 밝혀질 거야 그러니 빛은 너의 것 그렇게 말하니 빛이 정말 건넬 수 있는 무언가처럼 느껴졌다 그럴 수 있다면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26년 1월 22일 목요일
 
춥냐는 물음에 춥다고 답했더니 장갑 한 짝이 돌아왔다 왼손에 내 손보다 커다란 장갑을 끼며 국밥집으로 향했다 친구의 손에도 클 것 같았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나는 뼈 해장국을 친구는 설렁탕을 주문했다
언젠가의 겨울 국밥집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그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는 것도 그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도 좋았다 언젠가 마음이 피로해지는 일이 있었을 때 몸도 피로해져 혼자 이곳에 왔던 날 앉았던 자리와 같은 자리라고는 말하지 않았고 그때 말하지 않은 이야기는 여기에다만 남겨둔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 그 기준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종종 나는 말해봤자 좋을 것 없는 것들만 잔뜩 늘여두고 정작 말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말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친구네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미 지나쳐왔다는 것은 뒤늦게 알게 되었다 지나쳤다는 것은 왜 한참 후에야 알게 되는 걸까? 합의 끝에 우리는 학교 앞에서 헤어지기로 했다 돌아와서는 방을 조금 정리하다가 집에 갔다
 
26년 1월 24일 토요일
 
하루에 계란을 두 알씩 먹으므로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도록 부지런히 사두어야 한다
 
26년 1월 25일 일요일
 
오늘의 도넛은 블루베리크림치즈도넛
따듯한 아메리카노와 먹었다
 
26년 1월 30일 금요일
 
새해가 되고 달라진 변화가 있다면 매일 머리를 감게 된 것이다. (그전에는 머리 감는 요일이 정해져 있었다) 외출하기 전 감으니 대체로 하루 일과가 머리를 감으며 시작되는 셈이다. 욕실 바닥에 수그리고 앉아 앞으로 보낼 하루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머리를 감는 이 만큼만 열심히 살아 보자고. 그 다짐을 하는 게 좋아서 매일매일 머리를 감는다.
 
26년 1월 31일 토요일
 
처음 하는 마감 근무를 처음 뵙는 동료와 했다. 그간 근무 시간대가 한 번도 겹치지 않은 탓이었다. 포스기 전원을 끌 때쯤에야 오늘이 동료의 마지막 출근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자마자 헤어지는구나. 새삼 아쉬운 마음이 들어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와 인사를 건넸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여기서 얼마 일하지도 않았는걸요. 그래도요. 마지막은 마지막이니까요. 우리는 가게 앞에서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며 내가 한 말을 곱씹었다. 마지막은 마지막. 그날이 1월의 마지막이었다는 걸 알게 된 건 그 후의 일이었다.